심 업

이장욱 | 독립큐레이터

I. 멱살을 잡히다! – [폭력과 저항에 근원을 둔 예술]
1980년 5월 18일 한국에서 일어난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작가 심업은 공수부대원에게 연행되어 구금 구타를 당했 다. 슬프게도 그 당시 고립되어있던 광주 시민은 미 해군 제 7함대를 구원군으로 믿었다. 그 후 한국은 수십 년 세동월안 신자본주의의 광풍과 금융위기를 겪고 신을사조약(新乙巳條約)이라고 불리는 한미FTA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II. 시대를 읽다! – [극강(極强) 자본주의에 대한 분노]
심업 초기 작업의 주 작업소재인 자유여신상, 미국국기, 달러, 석유통, 총, 대검 등 이 모두 슈퍼자본주의의 욕 망배설 폭력을 표현하는 강력한 상징적 도구들이다. 이를 이용한 고정관념 없는 상징적 표현력과 거시적이며 통일적인 자본비판적 관찰로부터 작업에너지의 원천이 만들어지고 있다.

III. 주변을 둘러보다! – [자본의 먹이사슬에 대한 인식, 무력한 군중, 탈출의 몸부림]
주변을 돌아보면 차가운 자본의 회오리 속에서 무력하게 살아가는 군상 또는 이에 탈출하고자 하는 저항의 몸부림을 진가 인간들을 보게 된다. 아쉽게도 다수는 돌고 돌아가는 자본의 먹이사슬에 힘없이 끌려 다니는 무력한 군중들이다. 심업 의 무기력하고 의도적으로 늘어진 군상들은 삶에 대한 공포와 무력감, 그에 대한 반동으로서 저항감을 잘 표현하고 있다.

IV. 내면을 둘러보다! – [인간 근원에 대한 의문을 품다. 공(空)]
비닐포장지를 이용한 작업들이 그 동안 작가가 제기했던 동시대적 고뇌를 동양적 사고방식인 무(無)와 공(空)의 개념으로 승화시킨 결과물이다. 그 동안 집착했던 시대적 본질에 대한 표현으로 보여준 축 늘어진 생동감 없는 잿빛사람과 자주본의의 온갖 상징들이 모두 사라졌다. 그와 반대로 가장 가볍고 투명하고 주가 아닌 부차적인 존재감의 재질로 표현한 군상은들 공(空)을 이야기하며 동양적 사유를 하고 있다. 가슴을 열어 보이는 사람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인간은 시대 적사회적으로 상호 연결되어 있으나 동양과 서양의 사고의 근원은 다르다. 작가는 인류애에 대한 근원으로 회귀를 꿈꾸고 있는 것 이 아닐까?

V. 발언을 하다. – [반성을 요구한다 책임을 추궁하겠다!]
작가 심업의 예술적 사유의 결과물들이 얼굴에 글자들이 쓰여있는 좌상작업들이다. 얼굴의 글자들이 각인을 넘어선 변이를 일으킨 생명체와도 같이 느껴진다. 시각적 상징성을 이용한 발언에서 한층 더 나아가 서술적 글씨를 이용한 의미의 접직적 전달을 시도한다. 강력한 시각언어의 확장이며 이 이질적 상징기호를 통해 기존 현대미술형식의 부정과 극복을 동시에 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VI. 심업 작업의 예술 형식적 특징
심업의 작업은 1980년대 한국의 민중미술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민중미술은 독재자에 대항한 시민들의 계급적 자각을 표현한 것이라면 심업의 작업은 전 지구를 휩쓸고 있는 슈퍼자본주의에 대항하는 예술가로서의 성찰이다. 서구 현대미술의 기름진 형식적 발언이 아닌 투박하지만 변방의 자본시스템에 종속된 약자로써의 내용적이며 서술적 발언이다.
심업 작품에서 품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오늘날 전지구적 차원의 정치 • 경제 • 문화적 충돌 및 그 근원에 대한깊이 있는 고찰에서 비롯되고 인류가 직면해있는 생존환경에 대한 우려와 현 세계의 패권주의에 대한 비판에서 비롯된다.
심업 작업의 독창성은 태도가 형식을 만들어내듯 동시대에 대한 시대적이고 상징적 발언을 함으로서 만들어진다. 심업의 사실주의적 표현방식은 이러한 서술적 발언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형식적 세련미를 추구하는데 있지 않다. 시대적 고찰과 인간적 연민 앞에 서구적 형식적 예술원칙은 별다른 의미를 가지지 못하고 무력해질 수 밖에 없다.

세상의 고통에 민감한 작가들의 공통점은 인간에 대한 존중과 폭력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시공은 다르지만 독일 프롤레타리아 예술의 어머니라 불리는 케테 콜비츠(Käthe Schmidt Kollwitz)나 맥시코 저항미술가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 그리고 한국의 심업(Sim up)은 동일한 인간이란 주제로 작업을 한다. 이들 모두 뜨거운 가슴을 가졌고 당당히 시대적 발언을 하며 역사적 소명의식을 가졌다. 당당히 가슴을 열어 보이면서 소리친다! 반성을 요구한다 책임을 추궁하겠다!